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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이야기

두치오의 ‘마에스타’

[미술의 역사10]

회화는 작은 도시나 큰 도시에서 그 사회의 구성원들이 함께 삶을 나눌 수 있는 소통하는  매개체이다. 13~14세기 이탈리아의 시에나와 피렌체는 두 도시 간에 경쟁하면서 예술에 대한 논의는 활발했다. 도시의 자랑스러운 업적을 기념하기 위한 수단으로 미술 작품 제작과 웅장한 대성당을 활발하게 건축하였고, 도시의 사회적 및 정치적 생활은 미술품의 주문에 반영되었다. 당시 시에나에서 가장 유능한 화가는 시에나파 회화의 창시자인 두치오였다. 그의 작품 중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펼쳐 보이고 그에게 가장 큰 명성을 가져다준 작품은 시에나 대성당의 제단화인 〈마에스타 Maestà〉(1311년작)이다.

  1308-11, Tempera on wood, 214 x 412 cm, Museo dell'Opera del Duomo, Siena

오늘은 두치오의 걸작품인 ‘마에스타’를 감상해보자.

두치오 디 부온인세냐(Duccio di Buoninsegna : 1255-1318)는 시에나 출생으로 시에나파 회화의 창시자로서 성숙한 비잔틴 미술의 완성을 이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시 당국으로부터 시에나 대성당의 메인 제단을 위한 거대한 <마에스타>를 의뢰받았다. ‘마에스타(Maesta)’는 원래 장엄이라는 뜻이다. 음악에서는 장엄한 연주법을 「마에스토소」라고 부르나, 미술에서 「마에스타」는 「옥좌에  앉으신  마리아」의 제단화를 가리키는 말로 사용한다. 마에 스타는 금빛 배경이 눈부신 그림 한복판에 옥좌가 자리잡고, 천사들의 시중을 받으며 아기를 품에 안은 마리아가 앉아서 정면을 바라보는 모습이 일반적이다. 1311 6 9, 시에나의 주민은 이 그림을 운반할 때 성직자와 공무원들과 함께  화가의 공방에서 대성당까지  북과 나팔 반주에  맞추어 대성당으로 엄숙하게 행진하였고, 3일 동안 가난한 사람들에게 구호품을 나누어주었고,  또한 성대한 축제가 열렸다. 많은 사람은 종교적 열정만을 반영한 것이 아닌 진정한 예술품의 탄생을 함께 기뻐하며 축하하였다. 〈마에스타〉에는 모두 59개의 장면이 묘사되어 있다. 앞면과 뒷면에 모두 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앞면 중앙의  성모와 아기 예수가 성인과 천사들에 둘러싸여 천국의 궁전 한가운데 놓인 옥좌에 앉아 있다. 뒷면은 26개로 나누어 그리스도의 수난을 그려 넣었으며 전체 작품의 뾰족탑에는 그리스도가 부활한 이후의 사건들이 그려져 있다. 구도는 성모를 경배하는 인물들이 성모 양쪽에 엄격한 대칭으로 배열되어 있는데, 이런 대칭은 비잔틴 미술의 전통적인 구도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다. 이 그림을 그린 두치오는 이 작품의 의미를 깨닫고 "성모 마리아여, 시에나에 평화를 주시옵고, 두치오가 이처럼 당신을 그렸으니 그에게는 생명을 주소서."라고 성모가 앉은 옥좌에 기도문을 적어넣었다. 또한 〈마에스타〉가 성당의 공간 구성과 구조적 구성의 진정한 초점으로서 사람들의 눈길을 강하게 끌어들이는 점에서 두치오가 건축에 대해 뛰어난 감수성과 마음속에 자리했던 성모 마리아에 대한 공경과 그 표현을 현실적인 시각의 세계로 그려놓았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