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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이야기

조토 디 본도네의 ‘새들에게 설교하는 성 프란치스코’

[미술의 역사9]

고딕건축의 탄생 후 중세 도시인들은 기독교적 사상을 표현하기 위해 성당 내부의 창에 장식하는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투영되는 신비스러운 빛을 좋아했다그러나 1250년 이후에 대성당 건축이 내리막길에 들어서면서 채색필사본이 다시 프랑스 회화의 중심이 되었다. 채색 필사본은 성경을 직접 손으로 옮겨 적으며 채색 그림 장식을 하는 것이다. 이때이탈리아에서는 초기 그리스도 교도의 후손이라는 자긍심으로 힘차게 새로운 미술운동이 태동하였다. 이 새로운 양식의 중심의 그 큰 흐름의 중심을 차지하는 대표적인 화가는 조토이다.

오늘은 천재 화가인 조토의 작품인 ‘새들에게 설교하는 성 프란치스코’를 감상해보자.

조토   본도네(Giotto di Bondone, 12671337 ) 이탈리아 화가이며 건축가로서피렌체 출신으로 당대의 유명한 화가인 치마부에로부터 미술을 배웠다. 스승인 치마부에와 조각가인 니콜라 파시노가 닦아놓은 인본주의 토대 위에 인간의 감동적이고 실제적인 삶을 작품 속에 투영하여 주로 인간을 중심으로 그리스도교의 희생과 구원을 다루었다. 또한 그는 비잔틴 양식에서 벗어나 피렌체파를 형성하였고, 투시법에 의한 공간과 이야기식 표현과 원근법을 묘사하여 르네상스가 시작되기 백여 년 전에 미리 르네상스를 예견한 천재 화가였다. 조토의 프레스코 연작 중, ‘새들에게 설교하는 성 프란치스코’를 살펴보면, 화면 왼편에 갈색 옷을 입은 두 명의 수도자가 있다. 그들 앞에 있는 나무 아래에는 새들이 모여 있다. 전설에 따르면, 베바냐 근처에서 새들이 설교를 듣기 위해 프란치스코 성인 주변에 몰려들었다고 한다. 새들에게 설교하는 수도자가 바로 2의 그리스도라고 불리는 프란치스코 성인이. 새와 대화를 나누는 성인과 그 옆에서 놀란 눈으로 그를 지켜보는 수사가 있다. 무엇을 보고 그리 놀라는 걸까? 머리에 황금색 후광이 그려진 프란치스코 성인은 두 손을 들어 그의 주위에 모여든 흰 새들에게 조심스레 다가가며 온화한 설교를 한다.

당시 중세의 그림들이 평면적으로 표현된 것과는 달리, 그가 걸치고 있는 넓은 옷은 그 옷 속에 들어 있는 3차원의 인체를 상상할 수 있게 옷 주름을 입체적으로 표현하였. 또한 성인의 손 주위를 어두운 청색으로 처리하여 시선이 자연스럽게 그의 손으로 인도되도록 유도한다. 특히 중세시대에는 배경을 황금색과 나무를 검은 실루엣으로 표현하였으나, 이 그림에서 배경은 하늘의 푸른색, 나무를 자연 그대로의 초록색 등으로 표현하여 푸르른 생명력을 느낄 수 있다. 이렇듯 조토의 풍부한 감정적인 작품은 르네상스 원근법의 선구자로 높이 평가받고 있다.

Giotto di Bondone, <새들에게 설교하는 성 프란체스코, Preaching to the Birds>. 1295-1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