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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이야기

로젠체티 ’좋은 정부가 도시에 미치는 영향’

[미술의 역사12]

암브로조 로젠체티 좋은 정부가 도시에 미치는 영향                                                 

젠틀한 영국 도시를 닮은 호주는 과연 어떤 정부 아래서, 국민들이 어떤 혜택을 누리며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조시 프라이던버그 연방 재무장관은 지난 2일 의회에서 호주 연방 예산안에서 2019~2020 회계연도에 71억 달러 규모의 흑자를 예상하고, 2030년까지 균형재정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하며 지난해보다 사회복지 예산은 2.39%, 의료는 4.64%, 교육은 6.4%, 국방은 9.9% 각각 증액하였다고 발표했다또한, 중간 소득층의 감세를 통해 가계 가처분 소득과 소비가 늘어나면 경제도 활성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이렇게 하는 것이 좋은 정부일까? 또 호주시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지금부터 600여 년 전 중세 말기의 유럽에서도 '좋은 정부와 나쁜 정부'에 대해 고민하였다. 14세기 이탈리아의 화가 암브로조 로렌체티 Ambrogio Lorenzetti  [Italian Byzantine Style Painter, ca.1290-1348]은 도시국가 시에나의 시민궁전에 있는 평화의 방에 거대한 프레스코화로 좋은 정부의 영향과 나쁜 정부의 모습을 의인화했다.

 오늘은 시에나 화파의 암브로조 로젠체티의 ‘좋은 정부가 도시에 미치는 영향’을 감상해보자.

 Effects of Good Government on the City Life (detail) .1338-40, Fresco, Palazzo Pubblico, Siena 

암브로조 로렌체티가 묘사한 도시는 좋은 정부의 보호를 받는 일종의 '이상적인 도시'이다.

그림을 자세히 보면 왼편 맨 위 구석에 표현된 종탑의 외형과 시에나 대성당의 돔은 고딕 건축양식을 알 수 있으며 오른편에는 물건을 팔고 있는 장사하는 사람들과 집을 짓는 건설 노동자들을 표현했다.

선한 정부 치하에서 사는 상인들, 석공들, 교사들, 법률가들, 단순한 행인들 및 성직자들은 자신만의 역할을 하며 생산적인 조화를 이루며 시민들이 활기를 띠고 번창하는 삶의 모습이다. 이 작품에서는 모든 등장인물이 정답게 묘사되어 로렌체티의 삶에 대한 감성적 깊이와 인간적인 따뜻함을 알 수 있다. 특히 그림의 가운데에는 일곱 명의 사람들이 음악을 연주하며 춤을 추고 있다.  다른 인물들 보다 더 크게 그려진 점에서14세기 시에나의 사회적 현실을 중요하게 뒷받침하고 있으며 아홉명에 춤추는 이들은 고대의 뮤즈들로 평화로운 도시를 상징한다. 시골에는 작물들을 심고, 괭이질하고, 수확하는 농사짓는 일상의 모습을 그렸다.  좋은 정부를 은유하는 이 그림에는 각각 심판, 절제, 관대, 신중, 강인, 평화 등의 긍정적 가치들을 의인화하며 14세기의 일상생활을 활기 넘치게 묘사하고 있다.

 중세의 화가들은 주로 교회나 신도회의 요청으로 종교화를 그렸다. 그러나 암브로조 로젠체티는 자신만의 균형 잡힌 창의적인 작품 구성과 섬세한 색조, 경쾌한 분위기로 각 형상을 리얼리티를 우화로, 우화를 리얼리티로 자유롭게 표현했다. 600여 년 전 로렌체티가 자신의 삶 동안 그랬던 것처럼, 이 그림에서 우리는 좋은 정부가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을 유사하게 경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