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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이야기/리디아의 아트칼럼

단오날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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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예술 7                  

멜버른은 하루에 4계절을 경험할 수 있다'고 할 정도로 변화무쌍한 날씨를 가지고 있. 6월은 가을의 끝자락, 벌써 체감온도가 떨어지는 겨울이다. 어린 시절의 시골집 향수를 대신하는 집 안마당에 연보라 데이지꽃이 벌써 피어나고 반면 창포 꽃줄기는 녹색 줄기만이 힘차게 자라고 있다

민족의 전통 명절인 단오도 며칠 남지 않았다. 또는 수릿날 조선 시대에 설날, 한식, 추석과 함께 4대 명절에 들었다 이날에 창포물로 머리를 감거나 목욕을 하면, 액운을 막고 머릿결이 고와지며 피부도 부드럽고 깨끗해진다고 믿었다. 음력 5 5일인 단오는 일 년 중 양기(陽氣)가 가장 왕성한 날이라 해서 여러 가지 풍속과 행사가 행해졌다.

 

카메라가 없던 시절, 단오날의 개울 풍경은 어떠했을까? 그날을 생생하게 전해주는 혜원(蕙園) 신윤복의 단오풍정(端午風情)을 감상해보자.


국보 제135호 혜원 신윤복의 화첩에 수록된단오풍정’. 간송미술관 소장.


 

이 그림은 국보 제135호 혜원 신윤복의 화첩에 수록된단오풍정이며 현재는 간송미술관에서 볼 수 있다. 단오에 놀이를 나온 한 무리의 여인들이 시냇가에서 몸을 씻으며 즐기고 있는 장면을 묘사한 것이다. 당시로써는 인적이 드문 깊은 계곡에서 여인네들이 마음 놓고 의복을 훌훌 벗어 던지고 냇물에 들어가서 물놀이를 즐기고 있으며 빨강 치마와 노랑 저고리를 입은 기생이 그네 타는 모습이 은근히 눈길을 끈다. 소나무 아래에서 가체를 풀어 내린 여인의 파란 치마까지 더하여 그림에서는 삼원색 조화를 이룬다. 그림 왼쪽에 바위 뒤로 여인네들을 훔쳐보는 동자승들이 익살스러운 표정을 짓는 것이 재미있다. 특히 남자들에게 큰 흥미를 유발하는 테마다.

 

신윤복은 독창적인 화풍을 창안하여 김홍도와 함께 쌍벽을 이루는 조선사회의 대표적인 화가로서 양반 중심의 체계적 문화에서 벗어나 부녀자들을 그리는 등 서정적인 풍속을 날카로운 그림의 소재로 현 사회에 살고 있는 인간들의 참된 모습을 주로 화폭에 담았다. 이 그림은 18세기 말의 사회상을 보여주며 예술성뿐만 아니라 복식사와 생활사 연구에도 중요한 연구자료이므로 1970년에 국보 제135호로 지정됐다. 간송미술문화재단 탁현규 학예연구원은 "디테일과 드라마가 살아 있는 혜원의 그림은 요즘으로 치면 영화의 스틸컷이며 한류 드라마의 원조가 바로 신윤복"이라고 말한다. 신윤복시대를 탐구하는 과정에서 당대의 사회를 관찰하여 감각적인 색채와 섬세한 구도로 단오날 풍경을 화폭에 담아내어 우리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by 리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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