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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이야기/리디아의 아트칼럼

마르셀 뒤샹 <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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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리 로베르 마르셀 뒤샹 (Henri Robert Marcel Duchamp, 1887~1968)은 

프랑스의 예술가로다다이즘 과 초현실주의 작품을 많이 남겼는데요

그는 1955년에 미국 국적을 취득했고  1차 세계대전 이후 미술의 발전에 많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1917년 샘  작품은 뒤샹이 "기제품"이라고 부른 작품들 중 하나인데요. 

그 이유는 작품 제작에 이미 만들어져 있는 물건을 사용했기 때문이죠 그는 평범한 소변기에 샘이라는 제목을 붙이고 "R.Mutt"(뉴욕의 화장실용품 제조업자의 이름)라고 서명하여 미술 전시회에 제출했습니다.

 

뒤샹은  소변기에 서명함으로써 그것들을 미술품 반열에 올려놓았습니다.

예술가의 서명이 있다는 사실은 일상적인 물체가 예술의 영역으로 옮겨간다는 의미이죠

전통적인 미술가의 역할은 어떤 사물이나 상황을 사실적으로 재현하는 것에 머물렀지만 뒤샹은 단순히 재현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무엇을 적극적으로 제시하고 발언하는 존재로 확장된 것입니다〈샘〉은 화장실 벽에 붙어있던 남자용 소변기를 90도 각도로 뉘어서 받침대 위에 올려놓은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그림은 벽에 걸려있고, 조각은 바닥에 놓이게 마련인데요  뒤샹은 소변기를 번듯한 받침-좌대 위에 올려놓음으로써 그것을 조각 작품처럼 보이게 했습니다.

 

뒤샹은 더 나아가 전시장이라는 특정 공간에 대해서도 의문을 던집니다소변기가 화장실에 있을 때는 소변기로서의 역할에 충실하지만그것이 전시장이라는 공간 속에 있으면 사람들은 그것을 예술 작품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이죠.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뒤샹의 이런 의도대로 소변기라는 선입견을 버리고 오브제 자체로만 본다면 이상하게 매우 아름답게 보이죠.

 

 매끄러운 표면과 부드러운 곡선의 볼륨감은  추상 조각 작품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충분히 매력적입니다.

뒤샹은 이 모든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과연 무엇이 미술이고 무엇이 미술이 아니라는 말인가그 경계를 무력화한 뒤샹의 발칙한 아이디어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뒤샹의 이런 천재적 상상력이 1917, 발상의 전환을 실현한 뒤샹이야말로 현대미술에 있어 위대한 작가임에 틀림없습니다. 

 글에 실린 명화는 ‘리디아의 예술이야기’ 유튜브 채널에서 감상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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