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미술이야기

마사치오의 성전세(聖殿稅) - 예수님도 세금을 냈다

[미술의 역사17]

이탈리아 피렌체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유적지 중 하나가 된 이유 중 하나는 메디치 가문의 예술 분야 후원이었다. 메디치 가문의 코시모는 동로마와 서로마가 하나로 합치어질 때 피렌체를  수도로 만들겠다는 꿈이 있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별장에서 플라톤 아카데미를 열어 학자와 문인, 예술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활동으로 세계 각지의 예술가들이 피렌체로 모여들었고 피렌체는 예술의 중심지로 성장하게 되었다.

여기서 르네상스의 효시라고 평가받고 있는 마사치오의 성전세(聖殿稅) 그림 한 점을 살펴보자.

Tribute Money,1426-27, Fresco, 255 x 598 cmCappella Brancacci, Santa Maria del Carmine, Florence  
한 젊은이의 초상 Portrait of a young man, 마사치오 Masaccio
성전세  -  마사치오  - 598 x 255 cm / 프레스코화 / 1425년작 피렌체, 산타 마리아 델 카르미네 성당 브랑카치 예배당 

이탈리아의 화가 마사치오(Masaccio· 1401~1428)는 젊은 27세로  갑작스럽게 삶을 마감했지만, 르네상스 시대의 진정한 회화사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많은 업적을 이루었다.

그는 작은 마을 산 조반니 발다르노에서 태어나 1422  피렌체 화풍을 이끄는 메디치 화가조합(Medici e speziali)에 가입한다. 그의 이름은 토마스였으나 사람들은 미술에 대한 정열이 지나쳐 외모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기 때문에 '지저분한 톰'이라 불렀다. 마사치오는 작품활동을 시작한 후 마솔리노의 조수가 되었고, 원근법이라는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싶은 열망으로 브루넬레스키와 도나텔로를 사귀게 된다. 부지런하고 영리한 마사치오는 피렌체에서 조토의 프레스코화 작품을 모사하면서 산타크로체성당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다.

그의 대표작 중 유명한 장면이 바로 '성전세(聖殿稅)'인데, 이는 예수 그리스도가 로마의 세리(稅吏)에게 세금을 내기 위해 사도 베드로를 통해 기적을 일으켜 돈을 구한다는 이야기다.

그림을 자세히 살펴보면 중앙에는 사도들에게 둘러싸인 예수가 있다. 12제자들과 함께 사도 베드로의 고향인 가버나움으로가는데, 앞에 선 로마의 세리(稅吏)가 세금을 요구하며  길을 막아선 모습이 그려져 있다. 사도들은 모두 반발했지만 예수는 베드로에게 손짓으로 명을 내린다.  예수는 사도 베드로에게 “저기 연못으로 가서 고기의 입을 벌려보면, 입 속에 은화 한 닢이 있을 것이니 그걸 세리에게 주라”고 신호한다. 화면 왼쪽에 그려진 베드로는 강가에서 겉옷을 벗어 던지고 주저앉아 물고기를 힘든 표정으로 잡고 있다.  다시 그림 오른쪽에 나타난 베드로는 불편한 얼굴로 세리에게 은화 한 닢을 내민다. 베드로는 이렇듯 이야기의 전개에 따라 세 번 등장한다. 사도들은  주의 아들이자 구세주, 성전의 주인인 예수가 성전에 세금을 내는 것에 대해  반발하지만 예수는 지상에 있는 동안에는 지상의 법을 따라야 한다며 세금을 냈다. 이 일화는 복음서 중 유일하게 마태복음에만 기록되어 있다. 이 작품에서 특히 눈여겨 볼만한 것은 사람들의 몸짓과 자세를 엄숙하게 표현한 것이며, 이 작품은 14세기 이탈리아의 화가, 조토 디본도네와 미켈란젤로를 연결하는 작품으로서도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