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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이야기

파올로 우첼로 <산 로마노 전투>

 

[미술의 역사21]

파올로 우첼로 < 로마노 전투>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국가의 영토를 넓혀 자원을 확보하거나, 자신의 영향력을 다른 나라에까지 확대하려는 야망으로 전쟁을 했다. 전쟁의 역사는 통치자 또는 정부가 시작하나 대중들도 그 전쟁을 지지했었다는 점에서 전쟁은 상징적인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전쟁을 글이나 그림으로 기록하는 이유는 국가나 통치자의 위엄을 나타내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화가들은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비밀스러운 사건들도 화폭에 표현하곤 했다.

미술 역사상 실제의 전쟁을 다룬 최초의 작품은 파올로 우첼로(Paolo Uccello)의 <산 로마노 전투>다. 이 작품을 통해 그는 15세기 그림에 ‘전쟁’이라는 새로운 주제를 도입했다.

파올로 우첼로의 <산 로마노 전투에서의 니콜로 마우루지 다 톨렌티노>, 1450년대, 패널에 에그 템페라, 182~320cm.

파올로 우첼로(1397~1475)는 피렌체 출신으로 이탈리아 초기 르네상스 원근법의 대가 중 하나였다. 

처음에는 조각가 로렌조 기베르티의 조수로 1415년에 화가협회에 등록하였고, 기베르티의 작업실에서 그림을 배웠으며  1425년 베네치아의 산 마르코 성당의 모자이크 작업을 완성하고, 1430년에 피렌체로 돌아왔다. 1432 6 1 발다르노의 몬토폴리 인근 로마노에서, 피렌체군과 시에나군 사이에 전투가 벌어졌다. 병력이 우세한 시에나 군의 기습 공격에 피렌체의 용병 장군 니콜로 톨렌티노는 20여명의 기병을 데리고 로마노 앞에서 적진을 향해 돌진하였다. 이 그림은 피렌체의 군대가 적군인 시에나의 군대를 패배시킨 것을 기념하기 위해 그린 것이다. 그림 중앙에는 육각형의 붉은 색 모자를 쓰고 백마를  탄 톨렌티노를  중심으로 전투 장면을 묘사하고 있다. 당시로써는 굉장히 충격적인 표현법일 것이다. 피렌체군은 계곡에서  맞닥뜨린 적군과 수적인 열세에도 불구하고  용맹스럽게 분투하고 있다. 백마를 탄 장군 뒤로 왼쪽의 피렌체 기사들은 화려한 투구를 쓰고 창으로 무장을 하고 있다. 기사가 타고 있는 말은 싸움을 피해 날뛰고, 멀리 보이는 기사들은 창과 나팔, 군기를 들고 산에 오르고 있다. 우첼로는 말의 다양한 자세를 연구해 그림에 적용했으나 싸움을 하는 말의 이미지는 사실적이지 않고 우화적으로 표현되었다. 백마 아래에는 부러진 창과 투구가 놓여 있고 병사는 죽어서 쓰러져 있다. 우첼로는 등장인물들의 동작과 원근법에 중점을 두고, 전경과 후경 사이에 산울타리를 그려 넣어 전투 장면과 배경 장면 사이에  거리감을 주었다.우첼로의 새로운 감각에 의해 그려진 원근법 소묘는 그 후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Piero della Francesca)나, 레오나르도 다 빈치(Leonardo da Vinci), 알브레히트 뒤러 (DURER, Albrech)와 같은 르네상스 미술가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육백 년 전의 우첼로 그림을 보며, 오늘날의 국가와 전쟁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