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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이야기/리디아의 아트칼럼

보티첼리의 ‘비너스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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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화산책 18]

Sandro Botticelli, 비너스탄생, 1483-1485

호주 멜번에는 사랑스러운 장미들이 피어나는 계절 11월이다. 동네 담벼락에 비죽 얼굴을 내민 장미에 발을 멈춰 세워 킁킁~ 코를 들어내면 평범한 하루가 화려함과 생기로 반짝인다.

장미는 때로는 쉼으로때로는 열정으로 다가오는 꽃이지만 기억 속에 젊은 날의 사랑과 인생이야기는 장미 향기만이 남아있다.

오늘은 미술사적으로 중요한 작품인 산드로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을 감상해보자.

이 작품은 누구나 한 번만 보아도 결코 잊을 수 없는 절대적인 매력이 있다. 가로 285.5cm, 세로 184cm의 대작인 "비너스의 탄생"1480년경에,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경제와 문화를 주름잡던 메디치가를 위하여 그의 별장에 그려진 프레스코화이다. 지금은 복원 작업을 마치고 플로렌스의 우피치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비너스는 사랑과 아름다움의 여신이다. 이 그림에서 가운데 있는 여인이 비너스이다.

비너스는 당당하고 자랑스럽고 자신의 완벽한 나신을 드러냈다. 그 아름다움은 고귀하고 감미롭게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비너스의 모습은 서구인들이 중세의 기독교적 세계관에서 벗어나 근대의 인본주의로 접어드는 전환점을 상징하고 그 뒤에 나온 수많은 나체화와 미인도의 모델이 되었다.

그림의 신화적 배경을 살펴보면, 아주 무시무시하다. 하늘의 신 우라노스와 땅의 여신 가이아와 서로 사랑하여 많은 자식을 낳았는데 그중 크로노스라는 아들이 가이아가 만든 낫으로 제 아버지 우라노스를 거세해 성기를 바다에 던져버렸다. 그러나 죽지 않은 신의 몸이었기에 생명을 지닌 채로 파도 위에서 떠돌아다니다가 흰 거품이 일어나고 눈부시게 아름다운 비너스가 태어났다.

태어난 여신은 조개껍질을 타고 서풍 제피우스의 입김에 밀려 키프로스 섬에 도착한다. 이 그림은 바로 그녀가 키프로스 섬 해변에 도착한 순간을 묘사하였다.

화면의 왼쪽에 있는 두 남녀는 그녀를 그곳으로 데려온 서풍 제피우스와 요정 클로리스이다. 비너스 오른쪽은 계절의 여신호라이가 비너스에게 옷을 건네주며 환영을 한다. 호라이가 든 여신의 망토와 여신 주변에는 앵초, 데이지, 팔랑개비 국화, 도금양 등, 그녀를 상징하는 봄꽃들이 배치되어 있다. 비너스가 키프로스 섬에 닿을 때 주위에 흩날리는 장미 꽃잎은 비너스의 탄생을 축하한다는 뜻이다.

비너스 탄생에서 비롯하여 지금도 사랑하는 마음을 전할 때에 장미를 전한다. 꽃 중에서 유독 장미에만 가시가 나 있다. 꽃향기가 그윽하고 풍성한 장미꽃일수록 가시는 더 굵다. 가시는 고난과 고통을 의미한다. 장미는 미완의 인생길에서 고통까지 인내하며 사랑으로 포용할 수 있는 사람, 그런 향기 그윽한 사람이 되라고 말을 걸어온다.

by 리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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