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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이야기/리디아의 아트칼럼

에드가 드가, 〈관중석 앞의 경주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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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산책 19]

에드가 드가, 〈관중석 앞의 경주마들〉, 1866~68년경, 캔버스에 유채, 46×61cm, 프랑스 파리 오르세 미술관

세계 최대의 경마 축제인 멜번컵 (Melbourne Cup)1861년에 최초로 열리기 시작하여 올해로 158회를 맞았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매년 11월 첫 번째 화요일, ‘멜번컵 데이에 정점을 맞는다. 멜번 플레밍턴 경마장에서 결승전이 열리는 오후 33분 동안은 멜번과 물론 호주 전역에서 그 열기는 대단하다. 올해는 크로스 카운터 호가 감격의 우승을 차지하며 전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멜번 컵이 진행된 이번 주에는 에드가 드가(Edgar Degas) < 관중석 앞의 경주마들 >을 감상해보자.

명화 중에서 말을 타는 사람들은 프랑스화가 에드가 드가가 떠오른다. 드가는 대상의 움직임을 순간적으로 포착하여 무희, 목욕하는 여인들 등 일상적인 주제를 화면에 정착시키며 움직임을 그렸던 화가이다. 달리는 말을 바라보면서 스케치한다는 것은 누구에게도 불가능하다. 우리의 눈은 순간적인 장면을 포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 그에게 인간과 말의 움직임을 동시에 관찰할 수 있는 경마는 무척 흥미로운 작품 주제였다.

경마는 1857년 나폴레옹 3세의 주도로 롱샹 경마장이 문을 열면서부터는 파리에서 가장 인기 있는 여가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 1860년 초부터 드가는 롱샹 경마장의 기수들과 경마경기, 멋지게 차려입은 관중들의 모습과 경마 장면을 수없이 그렸다. 1870년경에 이르러서는 이 주제를 본격적으로 되풀이하여 다루기 시작했다.

19세기 파리에서 경마는 영국에서 들어온 새로운 볼거리였다. 산업혁명과 시민혁명으로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여유가 노동계급에서도 보편화하기 시작하면서 상류계층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경마 역시 점점 사회의 모든 계층의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인 행사로 발전했다.

드가의 < 관중석 앞의 경주마들 >작품 특징은 실제로 경마장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 중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순간들을 표현했다는 것이다. 드가는 경주의 준비과정이나 관중들의 아우성으로 둘러싸인 경마장의 분위기 등을 담았다. 기수들은 말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필드 위를 가볍게 걷고 있다. 이 그림 속 화면은 가운데 서 있는 심판의 말에서 시작하여 시계 반대 방향으로 경마를 시작하기 전 기수들의 흥분된 서성거림, 긴장한 말이 날뛰는 모습, 그리고 저 멀리 연기가 피어오르는 공장 굴뚝에서 시선이 다시 왼쪽에는 웅성거리는 관중들 앞을 행진하는 장면으로 자연스레 이어지도록 하고 있다. 특히 그림 중앙 부분 필드 위 말의 그림자를 눈여겨 볼만하다. 이것은 드가의 시선으로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운동성 구도와 공간의 자유와 함께 마치 잘린 것 같은 우연적인 효과도 느낄 수 있다. 이렇듯 자기 시대를 보여 준 드가의 작품을 통해 우리는 19세기 중후반의 유럽 경마와 현재의 경마를 비교할 수 있다. 지금까지도 10만 관중이 운집한 멜번 플레밍턴 경마장에서 질주하는 경주마와 뒤이어 터지는 수많은 관중들의 환성과 탄성소리가 귀에 들리는 듯 하다.

by 리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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