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데오 모딜리아니(1884~1920)는 이탈리아의 화가이다. 그는 1884년 이태리 토스카나 주 리보르노에 있는 유태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베네치아·피렌체 미술 학교에서 공부한 모딜리아니는 1906년 파리로 나가 몽마르트에 아틀리에를 빌렸고 세잔의 영향을 받았다. 독립 미술파에 속하며, 파리 화단의 특이한 화가로서 인정되었다. 조각도 하여, 브랑쿠시, 콕토 등과도 사귀었다. 그러나 돌조각에서 나오는 먼지로 폐가 나빠지자 조각을 그만두고 그림만 그렸다.
모딜리아니의 사후 명성과 그에 관련된 신화적인 에피소드들은 빈센트 반 고흐에 비견할 만하다.
양식적인 측면에서도 모딜리아니의 미술사적 위치는 사뭇 특이하다. 입체주의(Cubism)와 야수주의(Fauvism)로 대표되는 아방가르드 예술의
움직임이 활발히 일어났던 20세기 초의 파리에서 파블로 피카소나 자크 립시츠 같은 당대의 유명한 예술가들과
교우하였지만, 그들과 형식적 특징을 공유하지 않고 자신만의 독특한 회화세계를 창조하였기 때문이다. 그는 아름다움에 대한 자신만의 뚜렷한 이상과 기준을 갖고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인간에
대한 무한한 애정이었다. 이 이탈리아 화가는 자신의 선조인 르네상스 대가들처럼 지성과 감성의 조화를
추구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본인만의 예술세계를 구축할 수 있었다.
이 작품에서 갸름한 타원형의 얼굴과 둥근 어깨 선은 커다란 모자챙의 곡선 형태와 어우러져 균형을 이루고 있으며, 긴 콧대와 목, 가볍게 얼굴을 받치고 있는 가느다란 손가락, 그리고 팔로 뻗어 가는 부드러운 곡선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면서 인물의 우아함을 한껏 드러낸다. 또한 검은 모자, 그 아래로 드리워진 짙은 갈색의 머리카락과 검은
의상이 화면의 중심을 수직으로 관통하며 통일감과 안정감을 부여한다. 모자챙의 안쪽 부분과 에뷔테른의
피부, 그리고 뒤 배경에 구사된 차분하면서도 온화한 색조는 화면을 구축하는 또 다른 중심요소로 작용한다.
모딜리아니는 여인들의 초상화를 그릴 때 종종 하얀 옷깃이라든지 귀걸이와 목걸이, 브로치, 혹은 머리장식들을 덧붙이곤 했다. 예를 들어, 모딜리아니의 또 다른 연인이었던 베아트리체 헤이스팅스가 모델로 나선 <퐁파두르
부인(Portrait de Madam Pompadour)>에서도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이 바로
모자이다. 그러나 <퐁파두르 부인>에서 깃털이 장식된 모자가 흰 옷깃이나 레이스 장식과 더불어 헤이스팅스의 귀족적이면서 차가운 분위기를 강조하고
있는 것에 반해, 에뷔테른이 쓰고 있는 검은 모자는 소박한 차림새, 우아한
손짓 및 표정과 함께 내면적 아름다움을 지닌 사려 깊은 여인으로 그녀를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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