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의 역사28]
죽음 앞에서는 누구나 마지막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나서 작별 인사를 하고, 가족들은 임종 직후에 충격과 상실감으로 죽음을 부정하고 싶어 한다.
베네딕토의 수도 규칙’ 4장 47절’은 “죽음을 날마다 눈앞에 두라”고 간단명료하게 표현하여 평화로운 노년을 맞기 위해서는 항상 죽음을 눈앞에 두고 그에 걸맞게 살아야 한다고 설명한다.
오늘 소개하는 이탈리아 화가 만테냐(1431∼1506년)는 그가 임종을 맞이했을 때 그의 방에<죽은 그리스도> 그림이 걸려있었고, 항상 삶과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며 그리스도의 죽음에 동참하는 신앙인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안드레아 만테냐의 <죽은 그리스도The Dead Christ, 1490> 작품을 보면, 이전까지 한 번도 보지 못했던 구도로 그려져 있다. 그리스도의 죽음을 이렇게 슬프게 표현한 화가가 있었을까? 이 그림에서 예수의 주검을 정면이 아닌 발아래에서 본 구도로, 예수의 몸은 실제 길이보다 짧아 보이게 그렸다. 게다가 사실적인 묘사로 감상하는 이로 하여금 충격적인 슬픔에 빠지게 한다. 예수의 몸에는 십자가에 못 박히면서 생긴 선명한 못 자국과 상처의 흔적들이 남아있다. 싸늘하게 식은 몸을 덮고 있는 얇은 천의 사실적인 주름과 숨 쉬지 않는 가슴 너머로 죽어간 예수의 얼굴이 보인다. 힘없이 축 늘어진 양손의 상처와 두발 그리고 옆구리의 창 자국까지... 예수의 살갗은 찢겨져 있고, 이는 너무나 사실적으로 표현되어 수난 당시의 고통이 절절한 아픔으로 다가온다 그 곁에서 손수건으로 눈물을 흘리는 여인은 어머니인 마리아이다. 슬픔으로 일그러진 마리아의 얼굴은 현실적인 어머니로 표현되어 있다. 아들의 죽음을 슬퍼하는 어머니의 마음은 신의 아들이 아닌 인간의 아들인 예수가 느껴진다. 이처럼, 만테냐는 더할 수 없는 슬픔을 사실적이고 은은한 색채로, 조형성이 강한 조각적 표현과 원근법으로 독자적인 미술세계로 당대에 북이탈리아 르네상스를 선도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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