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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이야기

대(大) 피테르 브뤼겔의 ‘네덜란드 속담’

[미술의 역사29]

() 피테르 브뤼겔의 네덜란드 속담                                                         

일반적으로 속담은 살아가는 데 필요한 삶의 교훈을 전달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진지하고 무거운 현실적인 문제에 대한 풍자나 역설을 문장의 형태로 표현한다. 이 점에서 어떤 철학자의 말이나 문학적 글보다 더 깊은 공감을 끌어낸다. 이번에 소개할 () 피테르 브뤼겔 (BRUEGEL, Pieter the Elder, 1525~1569)의 대표작 '네덜란드 속담기발한 상상력으로 백여 개의 속담을 절묘하게 한 장의 그림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16세기 브뤼겔이 활동하던 때는  중세의 낡은 관행들을 없애고 근대적인 세계가 새롭게 움트던 시대였다. 그 당시 가장 인기 있었던 속담집은 1500년 인문주의자 에라스무스가 출간한 <격언집>이었다.

▲ 대 (大) 피테르 브뤼겔1559, Oil on oak panel, 117x163

오늘 감상할 피테르 브뢰겔의 ‘네덜란드 속담,1559’은 한 마을을 묘사했다. 이 작품의 원제는 <푸른 망토> 혹은 <세상살이의 어리석음>이다. 인간의 어리석은 행동과 무분별한 행동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기 위함일까? 작품 속 등장인물들은 시골의 평범한 사람들의 행동을 해학적으로 구성하였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백여 개의 속담은 당시의 관습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현재까지 쓰이는 것도 있지만 대부분 사라진 것이다.이솝우화들 중 하나인 두루미와 여우의 식사 초대이야기를 보면, 화면 중앙의 푸른색 지붕 옆 테이블에서 두루미는 원형 식탁 위 술병에 주둥이를 대고 있고, 여우 앞의 접시는 비어있다. 그림 중앙에는 붉은 드레스를 입은 여인이 남편에게 푸른색 모자가 달린 망토를 씌워주고 있다. 이는 [남편에게 파란 망토 입히기]속담으로 푸른 망토는 부정한 아내를 암시하고 있으며 그녀가 지금 남편을 속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옆에 돼지에게 꽃을 뿌리는 남자가 있는데 이는 [ 돼지에게 장미꽃 뿌리기] 속담으로 가치 없는 일을 위해 수고하고 노력하는 사람을 의미한다.또 담장에는 갑옷으로 무장한 사람이 담장에 기대어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아주는 데 매사에 빈틈이 없는 완벽한 사람을 뜻한다. 지붕 위에는 흩어진 파이가 있는데 [파이로 지붕 덮기] 속담으로 넉넉하게 남아 있을 정도로 매우 부자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물속에 서 있는 사람은 손으로 햇빛이 물에 비추는 것을 부채를 들고 방해하는 모습으로 이는 잘된 이웃을 배 아파하는 사람을 뜻한다. 그림 오른쪽 하단에는 쏟아진 죽을 주워 담고 있는 여자가 있는데 이는 [흘린 죽을 다시  담을 수 없다]라는 속담으로 지나간 일을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브뤼겔은 종교화, 역사화, 초상화가 대세였던 16세기에 주로 민속, 속담, 격언에 바탕으로 평민들의 일상을 화폭에 묘사하고, 인간의 어리석음을 풍자하여 현재까지도 우리에게 웃음과 교훈을 주고 있다.   

* 이글에 실린 명화는 리디아의 예술이야기유튜브 채널에서 감상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