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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이야기

안토넬로 다 메시나의 ‘수태고지’

[미술의 역사24]

안토넬로 다 메시나의 수태고지      

독서는 미래의 변화와 행복한 삶의 세계로 인도한다. 책을 읽는 즐거움은 옛날부터 지금까지 현재의 삶에 대한 통찰이나 미래를 살아갈 수 있는 지혜를 준다. 이 그림을 처음 보면 책을 읽는 아름다운 여인으로 보인다. 푸른색 베일을 쓴 한 아리따운 젊은 여인 앞에는 펼쳐진 책이 있다. 그녀는 한참 독서에 열중하던 중 누군가의 예기치 않은 방문을 받은 듯 동요하는 모습을 보인다.

수태고지, 1476, 안토넬로, 팔레르모 미술관(Galleria Regionale Della Sicilia)  

이 그림을 그린 안토넬로 다 메시나(Antonello da Messina, 1430 1479)이탈리아의  화가이자  르네상스 미술의 대가이며 이탈리아의 초상화 전문 화가였다. 그의 회화 스타일은 색채감이 뛰어난 베네치아 화풍을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었으며,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의 회화 이론과 화가 얀 반 아이크의 독특한 회화기법을  접목한 표현 방법으로 작품제작을 했다. 무엇보다 플랑드르의 혁신적인 유화 기법을 베네치아 화단에 알렸다.  이 그림의 작가인 안토넬로의 전형적인 특징은 생생한 인물의 표정과 자세, 빛나는 색채와 섬세한 모델링이다.

오늘 감상하는 안토넬로 다 메시나의 ‘수태고지’(1476년)는 작품 제목 때문에 더 관심을 갖게 된다.  수태고지(受胎告知)는 신약성서에 기록된 예수 탄생의 일화에서 천사 가브리엘이  마리아에게 나타나 예수 그리스도의 잉태를 예고하는 부분을 가리킨다. 수태고지(受胎告知, ANNUNCIATION)라는 단어는 알리다라는 뜻의 라틴어 동사 아눈티아레(annuntiare)'에서 유래되었다. 이 그림은 다른 수태고지의 그림처럼 동정 수태를 의미하는 울타리 쳐진 정원이나 수선화, 성령의 빛도 표현하지 않았다. 또한 천사는 그림 밖에 있다. 그러나 그림 속의 마리아는 감상하는 이의 정면을 바라보고 있다. 마리아는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기는 현실 여인의 모습으로, 그녀의 가늘고 부드러운 손은 너무나 매혹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오직 성령을 받아들이는 인간에게만 모든 초점을 맞추었다. 이렇듯 그는 전통적으로 복잡한 도상적 규범에 따라 그리지 않고, 참신한 구도와 색채로 관객에게 사실의 재현뿐만 아니라 상상과 추론을 불러일으켜 작품을 해석하는 과정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도록 했다. 그것은 르네상스가 인간 중심의 세계관에 중점을 둔 것처럼, 안토넬로의 그림 속 마리아가 성자가 아닌 책을 읽고 있는 아름다운 여인의 초상으로 보이는 것이 너무나 자연스럽다. 이 그림이 전하고자 하는 것은 '수태고지'에서 인간 중심의 사상에 대한 메시지임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