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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이야기

얀 브뢰겔의 ‘토기 화병 속의 꽃다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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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의 역사 36]

얀 브뢰겔의  토기 화병 속의 꽃다발                         

호주 멜번에서 공원을 산책하다 보면 하나씩 알아가는  꽃을 더하게 되고 어느 날  여기저기서  봄 꽃이 만개하면 이민자의  삶도 함께 풍성해지는 느낌을 받곤 한다. 사람과 꽃은 서로 향기로운 관계가 되어  꽃을 감상하고, 때로는 꽃을 사서 누구 가를 축하하거나 위로해준다.  꽃은 기쁨과 역경,  슬픔 등이 일어나는 인생의 여정에서 그윽한 향기를 내며 세상의 부위와 명예가 덧없음을 기억하게 한다. 꽃처럼 찬란했던 르네상스 시대가 종말을 맞이할 즈음 인간보다는 사물인 꽃을  독자적인 주제로 하여 정물화가 탄생했다. 이 당시 정물화 장르는 유럽 국가에서 주로 발전했다. 바로크 시대인 17세기에 등장한 정물화는 새로운  미술시장을 만든 신흥 중간 계급에 특히 인기를 얻었다. 꽃을 유달리 사랑한 얀 브뤼겔는 꽃 브뢰겔이라는 예명을 얻을 정도로  꽃그림을 전문적으로 그린  화가이다 .

오늘은 얀 브뢰겔 (네델란드,1568-1625) 작품인 ‘토기 화병 속의 꽃다발’을 소개한다.

얀 브뢰겔  <토기 화병 속의 꽃다발>1607년경 ,미술사박물관, 빈

그림속 수십개의 꽃들은 저마다 만발하게 자태를 뽐내며  화사하게 피어  꽃병에 꽂아있다.

꽃다발은  꽃병에 비해 크다. 아마도 꽃다발을 구성하는 데 힘이 들었을 것이다. 어디에서 이 많은 꽃을 구했을까? 그 당시 온실이 있었을까? 브뤼겔은 당시 네덜란드를 통치했던 대공비와 가깝게 지낸 덕분으로 왕실 소유의 온실을 출입할 수 있었다. 그래서 안 브뤼겔은 당시 귀했던 튤립과 여러 진귀한 꽃을 구하여 정물화를 탄생시킨 이 그림을 완성할 수 있었다. 아네모네, 수선화, 마리아의 순결과 동정녀 탄생의 신비를 설명하는 백합, 장미, 앵초, 그리스도의 수난을 상징하는 카네이션, 양귀비, 나팔꽃, 작약, 붓꽃, 매발톱, 부와 명예를 대표하는 꽃인 튤립 등이 서로 꽃의 얼굴을 드러내며 화폭에 담겨있다. 꽃 브뢰겔이 맞는다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그는 꽃을 가능한 겹치지 않게 그림을 그렸다.  좀 더 자세히 보면 탁자 위에  떨어진 꽃과  반지 그리고 동전이 보인다.  꽃은 언제가는 시들고, 죽음 앞에서는 돈도 가져갈 수 없음과 사랑하는 연인의 약속인 반지도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상징한다.정물화 속에 그려지는 이 상징은 수난과 구원, 죽음과 부활을 상징하는 바니타스(vanitas) 즉 인생무상이란 뜻이며 삶은 덧없는 것이므로 항상 죽음을 기억하고 믿음과 성실 그리고  선하게 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글에 실린 명화는 ‘리디아의 예술이야기’ 유튜브 채널에서 감상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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