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미술이야기

조르조네(Giorgione)의 ‘세 연령의 남자’

[미술의 역사34]

지금도 지구촌 각 지에서 진행 중인 전쟁과 테러 등은 각 나라의 경제와 인프라를 파괴하고, 이로 인한 고통을 받고 전염병과도 싸워야 하는 난민들을 만들어낸다. 

역사상 가장 악명 높은 전염병은 14세기 이후부터 18세기 중반까지 유럽과 지중해를  휩쓸었던 페스트(흑사병)이다. 르네상스 시대에  탈리아의 수상 도시인 베네치아는  유럽무역의 중심지로 문화와 예술로 발달하였으나,  외부에서 유입된 전염병인 페스트는 당 대에 베네치아 도시의 천재적 화가인 조르조네(Giorgione, 14781510)33세라는 젊은 나이에 생의 날개를 접도록 했다.

조르조네 (Giorgione),  세 연령의 남자,   123 cm × 144 cm (48 in × 57 in),1509

오늘은  조르조네(Giorgione, 1478∼1510)의  대표적인 작품 중 하나인 ‘세 연령의 남자’를 소개한다.

조르조네는 베네치아의 조반니 벨리니 공방에서 체계적으로 그림을 배웠다. 그의 작품 주제는 목가적인 풍경과 자연스럽게 인물을 결합하고,  윤곽선이 날카롭게 보이지 않도록 가장자리를 부드럽게 하거나 번지게 하는 스푸토마 기법을 사용하여 선보다는 빛과 색채를 통해 미묘한 분위기를 나타냈다. 이런  그의 새로운 시도는 베네치아 화가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게 되고 작품 속에 시적인 아름다움과 감정을 투영하여  ‘베네치아 화파’의 선구자라는 최고의 칭호를 얻게 된다.

오늘 소개하는 작품은 서로  다른 복장과  다른 연령대의 인물이 등장하고 있어 그림을 설명하는 것이 쉽지 않다. 오른쪽에 있는 노인은 고대의 복식을 하고 과학적 정보를 담고 있는 종이를 쥐고 있다.  가운데  중년남자는 터번을 오리엔탈 스타일 복장을 하고 있고,   왼쪽의 청년은 16세기 초반의 이탈리아 복식을 상태로  앞에 있는 동굴을 응시하고 있다 그림에서 청년, 중년, 노인은 각각 인생의 단계를 의미한다고 있다.  

젊은 청년은 미래를 상징하고, 이국적인 중년은 현재를,  지혜를 소유한 노인은 과거를 반영한다. 다른 해석으로는 현재와 미래를 향한 이정표를 과거에서 찾으려 시간적 순서에 따라 인물을 배치했다고 말한다.
오늘날에는 이들이 지식인이나 철학자라기보다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경배하러 나선 명의 동방박사라는 해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조로조네는 교회나 귀족을 위해 제작한 대형작품에서 탈피하여 수집가들을 위한 사이즈의 유화를 보급한 선구자였다.  이 그림은 독특하게도 이들의 손에 인간 이성으로 마련된 과학적 지식이 들려있다는 점에서   인간중심의 전통을 강조한 르네상스 정신을 표현하고 있다.  

* 이글에 실린 명화는 ‘리디아의 예술이야기’ 유튜브 채널에서 감상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