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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이야기

회개하는 막달레나 (The Penitent Magdal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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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의 역사43]

촛불 앞에서                                                                                                             

촛불은 자신을 태워가며 빛을 발한다. 사람들은 현실에서  갑자기 시련이 찾아오면 촛불을 바라보며  자신들이 믿는 신들에게 정화한 마음으로 간절하게 기도한다. 작고 여리고 미미해 보이는  촛불은  마음의 빛과 세상의 빛을 고요하게 비추며 온기를 나눈다. 17세기 바로크 미술 시대에 촛불 화가라고 불리는 조르쥬 드 라 투르(Georges de La Tour, 1593-1653)의 대표작 중 하나인 ‘회개하는 막달레나 (The Penitent Magdalen, 1640)’를 소개한다.

조르쥬 드 라 투르 (Georges de La Tour)  , 회개하는 막달레나(The Penitent Magdalen, 1640),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이 그림을 그린 프랑스 화가 조르쥬 드 라 투르는1593년 프랑스의 로렌 주() 빅쉬르세유(Vic-sur-Seille)에서 제빵사의 아들로 태어나 1617년 뤼네빌의 귀족 딸과 결혼해 1620년 아내의 고향에 공방을 설립했다. 도제형식이었던 공방이  번창하여 경제적인 부를 이뤘으며 루이 13(Louis XIII)의 궁정 화가로서도  활약했다. 라 투르의 작품에 극적인 분위기는 당시 유행하던 매너리즘보다는 당 대 회화의 거장인 카라바조(Caravaggio)의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한다. 그러나 그는 작품 속에 촛불의 빛을 모티브로 사용하여 경건한 침묵에 잠겨 있는 공간을 표현하였다. 어둠 속에서 가느다랗게 흔들거리는 불꽃은 절제된 깊은 신앙심을 느끼게 한다. 오늘 소개하는 이 그림은 마리아 막달레나의 회개하는 장면으로서, 그림을보면 두 자루의 초가 보인다. 그러나  실제의 초가 거울 속에  반사되었다. 그녀의 두 손은 무릎에 놓인 해골 위에  포개져 있다.. 인생의 덧없음을 상징하는 해골은 바니타스(vanitas 라틴어로 헛되다)  죽음은 피할 수 없는 인간의 운명이라는 것을 생각하고 회개하도록 하는 것이다. 해골을 만지는 그녀에게선 두려움을 찾아볼 수 없으며 지혜의 빛이 가슴에서 빛난다. 라 투르는 왜 거울에 얼굴이 아닌 촛불을 그렸을까? 양초만을 보여줌으로써 마리아 막달레나가 인간의 어두운 내면에서 촛불처럼 빛을 갈망하는 영혼을 나타내고자 했던 것은 아닐까?

우리의 세상살이도 어둠과 빛이다. 또한 인간도 촛불처럼 생명을 불태우다가도 시간이 흐르면 점점 녹아내려 마침내 사라지고 만다. 인간의 영혼을 촛불에 비유한 이 그림은 촛불이 삶을 통찰하는 지혜의 도구가 될 수 있음과 동시에 희생이라는 고귀한 가치를 알려준다.

 글에 실린 명화는 ‘리디아의 예술이야기’ 유튜브 채널에서 감상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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