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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이야기/리디아의 아트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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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금관 국보 제191호로 지정된 이 왕비의 금관은 27.3cm의 높이를 가지고 있다. 이 금관은 신라에서 유행한 나뭇가지 모양 금관의 전형을 보여준다. 세 개의 나무 모양 맞가지와 두 개의 사슴뿔 모양의 엇가지로 조합된 5개의 세움장식이 좁고 긴 머리띠에 높이 솟아오르도록 부착됐다. 표면에는 무늬를 새기고 곱은옥과 달개를 촘촘히 매달아 더욱 화려하게 보이도록 했다. 머리띠는 유기질로 된 끈으로 양끝을 묶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굵은 고리의 귀걸이와 금제드리개는 착용한 사람이 여성이었을 수 있음을 상징하고 있다. 대체로 남성의 귀걸이와 드리개는 가는 고리인 경우가 많아서 지금의 우리들이 신라시대 귀족들을 만난다면 훨씬 화려하게 꾸민 모습의 여성을 만나게 될 것이다. 이러한 화려함은 단순히 장식적인 의미를 넘어 권력의..
모네의 정원 [명화산책 14] 모네의 정원 클로드 모네(Claude Monet), 1899년 봄 내음이 물씬 풍기는 요즘, 집 앞 정원에서 식물을 키우는 것에 재미를 느끼며 정원가꾸기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정원이나 식물을 가꾸기 위해 흙을 만지고 꽃과 나무를 보살피다 보면 보기 좋은 정원을 가꾸는 것뿐만 아니라 심신의 안정에 도움을 받아 마음의 휴식과 평화를 얻는다. 오늘은 지난주에 이어 클로드 모네 (Claude Monet, 1840~1926)의 작품을 소개하고자 한다. 모네는 그의 정원에서 창작의 영감을 받아 자연을 관찰하고 순간적인 인상을 화폭에 담은 것으로 유명하다. 지베르니의 정원을 바라보며 “내 그림과 꽃 이외에 이 세상의 그 어느 것도 나의 관심을 끄는 것은 없다.”라고 말을 할 정도로 모네는..
단원 김홍도의 <주상관매도 主上觀梅圖> [한국의 예술 9] 매년 봄이면 거리에서 다양한 꽃을 구경할 수 있다. 꽃에 붙어있는 상징은 대부분 꽃의 생태적 특성에 따른다. 매화의 상징은 ‘지조와 절개’이다. 이른 봄에 제일 먼저 꽃을 피우는 생태적 특성으로 어렵고 힘든 시기를 이겨내고 이상적 가치를 구현하고자 했던 조선 시대에 선비들의 품성과 연결해서 매화는 선비의 꽃이기도 했다. 꽃은 시대의 가치에 따라 의미도 달라진다. 단원 김홍도는 다음과 같은 시조를 지었다. 봄 물에 배를 띄워 가는 대로 놓았으니 물 아래 하늘이요 하늘 우희 물이로다. 이 중에 늙은 눈에 보이는 꽃은 안개 속인가 하노라. 이 시조와 연결해 오늘은 김홍도의 주상관매도(舟上觀梅圖)를 감상해보자. 시조의 경계가 이 그림하고 같아서 언덕 중앙 부분만 초점이 잡혀서 분명하고 주변으..
모딜리아니가 사랑한 여인 [명화산책 12]아메데오 모딜리아니(Amedeo Modigliani, 1884~1920)는 이탈리아의 화가이다. 그는 1884년 이태리 토스카나 주 리보르노에 있는 유태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베네치아·피렌체 미술 학교에서 공부한 모딜리아니는 1906년 파리로 나가 몽마르트르에서 작품활동을 하며 세잔의 영향을 받았다. 그는 독립 미술파에 속하며, 파리 화단의 특이한 화가로서 인정받았고, 조각도하면서 브랑쿠시, 콕토 등과도 사귀었다. 그러나 돌조각에서 나오는 먼지로 폐가 나빠지자 조각을 그만두고 그림만 전념해서 그렸다. 그는 자신의 선조인 르네상스 대가들처럼 지성과 감성의 조화를 추구하였고, 입체주의(Cubism)와 야수주의(Fauvism)로 대표되는 아방가르드 예술의 움직임이 활발히 일어났던 20세기 초의..
앙리 마티스 <폴리네시아, 하늘> [현대미술의 이해 5] 스마트폰이 널리 보급되면서 앱은 현대인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필수재가 되었다. 그러다 보니 뉴스, 게임, 카톡등을 하면서 장시간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심지어 걸어갈 때도 스마트폰을 보느라 마주오는 보행자에게 피해를 준다고 해서 ‘스몸비’(스마트폰+좀비)’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따라서 스마트폰 중독은 점차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등에선 디지털 기기를 반납하면 숙박비를 깎아주는 호텔이 생겨나는가 하면, 일체의 전자제품 없이 자연에서 함께 먹고 즐기는 캠프도 운영된다고 한다. 가끔 손안에든 스마트 폰을 내려놓고, 고개를 한껏 뒤로 젖혀 하늘에 떠 있는 구름과 새를 보면자유로운 상상력이 펼쳐진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느낀다. 오늘은 하늘의 자유를 표현한 앙리 마티스의 를 소개하..
바실리 칸딘스키'노랑, 빨강, 파랑' [현대미술의 이해 4]바실리 칸딘스키(Wassily Kandinsky, 1866~1944)는 러시아의 화가로서 판화제작자이며 예술이론가이다. 피카소, 마티스와 더불어 20세기의 중요한 예술가 중의 하나로 평가되는 그는 초기 추상미술의 중요한 인물이다. 또한 그는 최초의 현대 추상작품을 그린 작가로 평가된다. 1922년 소비에트 연방의 결성은 바실리 칸딘스키에게도 큰 영향을 끼쳤다. 연방 결성의 주체인 공산당은 추상화를 사회주의 이념에 반한다고 규정하여 이를 금지했다. 1922년 바우하우스의 교수로 임명된 칸딘스키는 이와 같은 박해를 피해 1933년까지 바우하우스가 위치한 독일의 바이마르에 머문다. 바우하우스는 1919년 건축가 그로피우스가 세운 종합 예술 학교이자 예술 실험 공간이었다. 실질적으로 인간생..
살바도르 달리의 기억의 지속 누구에게나 객관적인 것으로 여겨지던 시간은 현대에 들어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 융의 동시성 이론, 심리적이고 주관적인 시간 등이 논의되면서 그 의미가 많이 변화하고 있다. 나이가 들면 시간이 정말 번개처럼 지나가는 것처럼 느끼곤 한다. 이런 시간의 왜곡이 발생하는 이유는 우리의 마음이 기억과 집중, 감정과 관련된 복합적인 과정을 통해 주관적인 관점으로 시간을 해석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시간의 상대성과 주관성이 점점 주목받기 시작하자, '시간'이라는 주제는 작가, 철학자와 화가들에게 새로운 의미로서의 중요한 테마로 자리 잡게된다. ‘시계’하면 명화 중에 시계의 모습이 특이한 형태로 녹아 늘어진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i) 의 기억의 지속(The Persistence of Memory, 19..
자신의 콤플렉스를 그림으로 표현한 ‘앙리 툴루즈 로트렉’ [마음을 치유하는 명화 1]사람들은 살아가면서 적지 않은 슬픔과 상실감을 경험한다. 스위스 정신과 의사인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는 정신적, 신체적 장애와 감당하기 힘든 변화를 겪을 때 다섯 단계의 즉 부정, 분노, 타협, 우울, 수용의 감정 5단계를 나누어서 경험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다섯 과정들을 통해 개인에 따라 정도와 순서의 차이는 있지만, 누구나 상처와 아픔을 치유하려는 노력을 해 나간다. 그예로 신체적인 장애를 그림으로 극복한 앙리 툴루즈 로트렉(Henri de Toulouse-Lautrec, 1864∼1901)가 있다. 그는 남부 프랑스 지방의 귀족 집안에서 장남으로 태어났다. 그러나 그는 어릴 적 겪은 사고로 하반신 성장이 멈춰 키가 152㎝밖에 자라지 않는 몸이 되었다. 그 후 그는 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