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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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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티첼리의 ‘비너스 탄생’ [명화산책 18] Sandro Botticelli, 비너스의 탄생, 1483-1485 호주 멜번에는 사랑스러운 장미꽃들이 피어나는 계절 11월이다. 동네 담벼락에 비죽 얼굴을 내민 장미에 발을 멈춰 세워 킁킁~ 코를 들어내면 평범한 하루가 화려함과 생기로 반짝인다. 장미는 때로는 쉼으로, 때로는 열정으로 다가오는 꽃이지만 기억 속에 젊은 날의 사랑과 인생이야기는 장미 향기만이 남아있다. 오늘은 미술사적으로 중요한 작품인 산드로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을 감상해보자. 이 작품은 누구나 한 번만 보아도 결코 잊을 수 없는 절대적인 매력이 있다. 가로 285.5cm, 세로 184cm의 대작인 "비너스의 탄생"은 1480년경에,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경제와 문화를 주름잡던 메디치가를 위하여 그의 별장에 그려진..
르누아르의 ‘델프트 화병 속의 장미와 쟈스민’ 르누아르의 ‘델프트 화병 속의 장미와 쟈스민’ Pierre Auguste Renoir. Roses and Jasmine in a Delft Vase (1880-1881) 산책길에는 라일락꽃이 향기를 선사하고 집 뒷마당은 별 모양의 쟈스민 꽃들로 피우는데 햇볕이 사라지고 땅거미가 어수룩해질 무렵에야 비로소 향기를 자아내는 꽃으로 낮보다 밤이 되면 진하게 풍긴다. 그러다 보니 뒷마당을 들락날락할 때마다 쟈스민은 향기로 소소한 행복을 전해준다. 오늘은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Pierre Auguste Renoir)의 ‘델프트 화병 속의 장미와 쟈스민’를 감상해보자. 프랑스 인상파의 거장인 르느와르(1841- 1919)는 "그림은 즐겁고 유쾌하고 예쁜 것이어야 한다." “그림은 사람의 영혼을 맑게 씻어주는 환..
보름달 뜬 밤 풍경 보름달 뜬 밤 풍경 김두량 ‘월야산수도’ 81.8×48.8cm 종이에 그린 수묵화.국립중앙박물관 수확과 풍요의 상징인 추석 명절 한가위 달은 한국인의 우주론, 세계관과 인생관에 걸쳐서 큰 의미가 있다. 특히 전통 한국 사회는 ‘달 중심론’이라고 할만한 독특한 문화를 지니고 있었다. 우리들은 달빛을 이야기할 때, 그 은은함이나 부드러움을 주로 이야기한다. 보름달처럼 어둠을 밝게 널리 비추고 둥글게 채우며 잘살도록 기원하기도 하고 달의 모양으로 송편을 만들어 대보름날이라는 날짜와 더불어 풍년을 비는 의식의 의미도 함께 담겨있다. 오늘은 보름달 뜬 밤 풍경을 그린 조선 영조 시절의 화원화가인 김두량(金斗樑, 1696년 ~1763년) 의 ‘월야산수(月夜山水)’를 감상해보자. 김두량은 조선의 화가이며 자는 도경(..
앙리 마티스의 (Henri Matisse) 금붕어 금붕어가 있는 정물 봄은 어디를 둘러보아도 생명이 힘차게 약동하는 충만한 풍경이다.멜번 곳곳에 있는 공원길에 산책하며 따사로운 햇볕만 쫴도 몸과 마음이 새로워지는 아름다운 계절이다. 또한 바쁘게 하루를 보낸 후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휴식을 취하며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기에 더없이 좋은 그런 계절이다. 집은 ‘위로와 격려’를 주는 공간이며 평화를 줄 수 있는 공간이다. 내겐 작은 화분과 금붕어가 집 안에 있다. 작은 화분임에도 불구하고 느껴지는 생명력과 어항 속 금붕어들을 유심히 보고 있노라면 순식간에 자유로움과 한가로움이 마음의 긴장을 풀어 버린다. 오늘은 움직임이 있는 생명체, 앙리 마티스의 (Henri Matisse) 을 감상해보자. 앙리 마티스(1869-1954)는 20세기 표현주의 프랑스 화가이며 ..
곁에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 파울 클레의Guarded Plant (1937) [마음을 치유하는 명화 3] 멜번의 하늘은 파랗고 햇살은 눈부시다. 밤하늘의 별들은 함박눈처럼 쏟아져 내려오는 듯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어린아이의 마음처럼 정화하게 만든다. 그래서인지 삶이 힘겨울 때면 나는 뒤뜰에 나가 밤하늘의 빛나는 별들을 바라본다. 그러면 어느새 마음의 평온이 찾아왔다. 멜번에 사는 혜택 중 하나이다 파울 클레의 “보호받는 식물”을 보면 내 모습을 보는 듯하다. 명화의 그림들은 자신이나 타인을 투사하기에 수월하다. 그림 속 색채와 형태, 인물 표정이나 행동에 자신을 탐색하고 투영하면 감정을 대신 해소할 수 있게 해준다. 오늘은 파울 클레의 ‘보호받는 식물( Guarded Plant, 1937)’에 대해 감상해 보자. 파울 클레 (Paul Klee, 1879년 - 1940년)는 국적은..
피카소는 달랐다 파블로 피카소는 “예술은 슬픔과 고통을 통해서 나온다. 위대한 예술은 언제나 고귀한 정신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수많은 예술가들이 존재하고 존재했지만,피카소는 달랐다. 20세기의 대표적 서양 화가이자 조각가인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1881~1973)는 큐비즘(cubism) 작품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피카소는 주로 프랑스에서 활동하였지만, 프랑스 정부에서 사회주의자로 분류되어 프랑스 시민권을 갖지는 못했다. 그의 작품은 독창적이고 생명력 넘치는 방식으로 묘사하여 세상에 변화를 알렸다. 1937년 독일 공군이 바스크 지방의 한 작은 마을인 게르니카에 최신 기종의 전투기로 엄청난 양의 폭탄을 마을에 투하했다. 그는 즉시 붓을 들어 나치 히틀러가 자신의 조국 에스파니아에서 학살 만행을 저지..
단순함을 추구하는 미니멀리즘 [ 현대미술의 이해 1 ] 쏟아지는 무분별한 정보들과 다원화된 사회구조 속에서 현대인들은 스마트하고 간편한 것을 추구한다. 따라서 살아가는데 있어서 양보다는 질을 중시하며, 함축적이고 효율적인 심플한 형태 즉 ‘절제미’를 선호하고 단순함을 추구하는 '미니멀리즘'이 더욱 각광받게 되었다. 미니멀리즘이 최초로 등장한 것은 1960년대 후반으로 시각 예술 분야에서 시작했다. 또한 미니멀리즘은 불필요한 것을 제거하고 사물의 본질만 추구하는 예술의 사조를 의미한다. 미술에서 시작된 미니멀리즘은 이후 건축, 음악, 패션, 철학 등 인접한 분야까지 확산되었다. 미니멀리즘의 대표작가인 도날드 저드[Donald Judd] 도날드 저드[Donald Judd, 1928~1994]는 미니멀리즘의 창시자라고도 불리는데, 회화의..
제임스 맥닐 휘슬러의 화가의 어머니 [미술의 역사47] 화가의 어머니 인간이 지닌 감정 중 가장 아름답고 숭고한 것은 어머니의 사랑이다. 미술 역사상 어머니를 그린 그림 중 가장 유명한 그림은 무엇일까? 1872년에 완성된 제임스 맥닐 휘슬러(James McNeill Whistler, 1834~1903)의 ‘회색과 검은색의 조화 1번(Arrangement in Grey and Black No 1)’이다. 이 초상화는 원제목보다는 ‘화가의 어머니’ 또는 ‘휘슬러의 어머니’로 더 알려져 있다. 이 그림은 자식이 화가로서 성공하기를 열망했던 제임스 휘슬러의 어머니가 실제 모델이 된 그림이다. 미국 정부는 1934년 어머니의 날을 맞아 이 그림을 사용하여 기념 우표를 발행했을 만큼 휘슬러의 어머니는 ‘미국의 어머니’를 대표하는 아이콘이 되었다. ..